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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키움 히어로즈는 큰 변화에 직면해 있다. 팀을 대표하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박병호는 FA가 됐지만 키움은 그를 잡지 않았다. KT 위즈로 이적했다. 이제는 새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최고 거포로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내야는 틀이 통째로 바뀐다. 내야변화 핵심은 유격수-2루수 라인이다.지난해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김혜성이 2루로 자리를 옮긴다. 홍원기 감독은 겨우내 고민을 하다 최근에 마음을 굳혔다. 선수와도 충분한 대화를 했다.
연이은 전력 유출로 나간 사람들의 자리가 커 보이는 키움이지만, 김혜성은 여전히 남은 이들의 힘을 믿는다. 자신이 '기가 막히게' 출루하면, 그 뒤에 있는 '기가 막힌' 타자들이 해결해줄 거라며 활짝 웃었다. 김혜성은 지난해 데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결장 없이 144경기에 모두 나와 타율 0.304 출루율 0.372를 기록하면서 46차례 베이스를 훔쳤다. 50번 뛰었는데 실패는 단 4번 밖에 없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올해 타순 구성의 키워드로 출루와 주루를 꼽았는데, 그의 예고대로라면 김혜성은 그야말로 키움의 핵심 요원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혜성도 자신의 강점인 주루 능력을 살리기 위해 더 많은 출루를 노려보겠다고 했다.
극적인 반전스토리를 써내려간 이용규(37·키움 히어로즈)에게도 점차 '마지막'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이용규는 2020년 시즌을 마치고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됐다. 한화가 전면 리빌딩을 선언하면서 이용규와 결별했다. 키움이 이용규의 손을 잡았다. 연봉 1억원(인센티브 5000만원)에 영입했고, 이용규는 133경기에서 타율 2할9푼6리 1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65, 만점 활약으로 화답했다. 연봉도 수직 상승했다. 3억원이 상승한 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주장이라는 중책도 함께 맡았다. 높아진 연봉에, 주장까지 책임감이 무거워진 1년. 이용규는 "올해 주장이라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
"형이라고 해도 돼." 키움 박정음(33) 2군 작전, 주루코치의 현역 시절 별명은 '간절음'이었다. 누구보다 간절한 마인드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게 팬들의 눈에도 훤히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2021시즌까지 키움의 대주자, 외야 대수비 '원픽'이었다. 1점이 필요할 때 그라운드를 헤집었고, 1점을 막아야 할 때 외야에서 몸을 날렸다. 발도 빨랐지만, 별명대로 팀에 대한 헌신이 대단한 선수였다. 작년까지 개인통산 411경기서 타율 0.249 7홈런 52타점 124득점 38도루를 남기고 현역생활을 마쳤다. 키움은 그가 지도자로 어울린다고 판단하고 2군 작전 및 주루를 맡겼다. 신입코치에게 상당히 중요한 파트를 맡긴 것이다. 박정음 코치는 최근 고흥 스프링캠프에서 "선수할 때보다 책임감이 더 무겁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재미있게 하고 있다. 코치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라고 했다.
키움 히어로즈 김휘집(20)이 이색훈련에 숙달한 비결을 이야기했다. 키움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다양한 이색훈련법을 도입했다. 그중 하나는 배트 대신에 공을 들고 스윙을 하면서 날아오는 공을 맞추는 훈련이다. 푸이그는 지난 10일 팀에 합류하자마자 이 훈련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코치들에게 여러가지를 묻는 모습을 보였다. 첫 훈련 후 인터뷰에서는 “공으로 공을 치는 훈련은 처음해본다. 맞추는게 상당히 어려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런데 푸이그에 앞서 이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한 선수가 있다.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9순위)로 입단한 김휘집이 그 주인공이다. 김휘집은 푸이그보다 먼저 공을 들고 스윙을 하면서 백발백중으로 공을 맞췄다.
프로 입단 3년 만에 10승 투수 반열에 오른 선수. 투고타저 광풍 속에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채운 선수. 그러나 정작 투수들의 시즌이 돌아온 뒤에는 성장이 정체된 선수. 키움 최원태의 지난 7년이 이랬다. 데뷔 초 심어준 기대감과 달리 지난 2년은 어딘가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키움 송신영 투수코치는 올해가 최원태의 부활이 시작되는 원년이 될 거로 믿고 있다. 송신영 코치는 12일 최원태의 성장이 정체된 이유에 대해 "마음가짐, 그리고 투구 폼 변화 때문에 정체기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폼 수정이 1~2년 사이에 몇 차례 있었다. 나는 폼을 건드리지는 않는 편이다. 가장 편한 폼에서 제구를 잡는 법, 구속을 늘리는 법을 찾으려고 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25)이 올해는 홈런 욕심을 버렸다. 송성문은 14일 전라남도 고흥군 거금야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인터뷰에서 “시간이 참 빨리 가는 것 같다. 몸상태는 100%다. 처음에는 조금 추워서 조심스러웠는데 이제는 날씨도 풀려서 걱정이 없다”라고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느낌을 이야기했다. 홍원기 감독은 올 시즌 주전 3루수로 송성문을 점찍었다. 1루수 김웅빈과 3루수 송성문으로 코너 내야를 구성해 타선의 공격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내가 밥그릇을 잘 챙겨야한다”라며 웃은 송성문은 “이제는 내 몫이다. 내 힘으로 자리를 쟁취해야 한다. 포지션 훈련은 3루수만 하고 있다. 프로에서는 2루수를 더 많이 하긴 했지만 원래 수비를 잘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아직 배워야하는 위치이고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살 길이다”라며 주전 3루수 자리를 굳히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루도 굉장히 중요한 포지션이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올 시즌 야수진 운용방안을 두고 확실한 컨셉을 잡았다. 중앙은 수비 우선, 코너는 타격 우선이다. 이런 측면으로 볼 때 지난해 유격수 골든글러버 김혜성은 올 시즌 풀타임 2루수로 뛸 가능성이 크다. 홍원기 감독은 최근 고흥 스프링캠프서 내야 구상을 밝혔다. 특정 포지션의 주전이 누구라는 얘기는 당연히 하지 않았다. 단, 김혜성의 포지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건 사실이다. 작년에도 후반기에 2루수로 돌렸다가 시즌 막판 유격수로 복귀시키기도 했다. 김혜성은 기본적으로 수비를 잘 한다. 그러나 송구에서 살짝 안정감이 떨어진다.
메이저리그 올스타도, KBO리그 타격왕도 이 훈련에서는 진땀을 흘린다. 키움 강병식-오윤 타격코치가 추신수(SSG)의 텍사스 시절 영상을 보고 도입한 '공으로 공 맞히기' 훈련은 보기와 달리 상당한 난도를 자랑한다. 요령은 물론이고 바른 자세까지 갖춰야 한다. 키움 타격 훈련을 유심히 보면 일종의 게임이 이어지는 것 같다. 티배팅, 배팅 케이지 타격 같은 루틴은 어느 팀이나 같지만 사이사이 있는 과정이 흥미롭다. 선수들에게는 훈련에 흥미를 갖게 하는 계기가 되고, 또 한편으로는 승리욕을 자극하는 요소도 된다. '공으로 공 맞히기'는 야시엘 푸이그의 첫 훈련에서 화제가 됐다. 푸이그 앞 순서였던 김휘집은 오윤 코치가 올려주는 공을 척척 맞혔는데,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었던 푸이그는 뜻대로 들어가지 않는 공을 보며 눈썹을 세웠다. 푸이그에 이어 등장한 이정후도 여기서는 고개를 숙였다.
키움 히어로즈 정찬헌(32)이 부상 이후 투구 방향을 두고 고민했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키움에 온 정찬헌은 23경기(114⅓이닝) 9승 5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부상 우려 때문에 6이닝과 투구수 100구라는 제한이 있었지만 두 가지 자물쇠를 달고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정찬헌은 “작년에는 6이닝과 100구 제한이 있었다. 올해는 둘 중 하나는 자물쇠를 풀지 않을까 싶다. 하나가 풀린다면 이닝이 풀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도 투구수가 되는데 이닝을 가지 못하는 부분이 아쉬웠다. 올해는 (조)상우도 없고 (김)성민이도 군대에 갔기 때문에 선발투수가 얼마나 이닝을 끌어주느냐가 중요하다”라며 더 긴 이닝을 던지고 싶은 욕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