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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in 대만] 임규빈, “TV로만 보던 타자들, 올해 많이 상대해보고 싶어”

2020.02.06

(사진 설명 : 투수 임규빈이 가오슝 전지훈련 캠프에서 2020시즌 1군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투수 임규빈(29)은 지난해 늦깎이 1군 데뷔의 꿈을 이뤘다.

 

천안북일고-동국대학교를 졸업하고 2015년 히어로즈에 입단한 임규빈은 계속된 재활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다 그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공익 근무에 들어가면서 방출됐다. 2017년 말 소집해제된 그는 다시 테스트를 보고 재입단했고 지난해 7월 팀 퓨처스 우수투수(7이닝 13홀드 무실점)에 선정되며 9월 확대 엔트리 때 1군의 꿈을 잡았다.

 

98. 그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광주 KIA전에서 처음 1군 마운드를 밟은 임규빈은 13-2로 앞선 8회 나서 첫 타자 오선우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맞았으나 유민상을 삼진, 이우성을 우익수 뜬공, 이창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깔끔하게 자신의 임무를 해냈다.

 

1군 경기는 1번 뿐이었지만 가능성을 인정받은 임규빈은 올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합류해 대만 가오슝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를 지켜본 마정길 투수코치는 "1군 데뷔전이라는 긴장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자기 공을 던진 선수다. 직구 제구력도 좋고 콘트롤이 나쁘지 않다. 다만 어깨 재활 전력이 있어 스스로 던질 때 조심스럽다. 그 알을 깨고 나오면 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설명 : 투수 임규빈이  대만 가오슝 국경칭푸 야구장에서 힘친 피칭을 하고 있다.)


가오슝에서 만난 임규빈에게 먼저 결혼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올해 1월 결혼식을 올렸다. 밝게 웃으며 화답한 임규빈은 "결혼 후 마음이 편안해지고 야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비시즌에 아내가 도시락을 매일 싸줘서 9kg 정도를 감량하는 데 도움이 됐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늘리고 단백질 위주 식단 조절을 하면서 체중을 줄였다"고 말했다.

 

9kg 감량은 쉽지 않은 일. 큰 결심이 필요하다.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날 때 측정해보니 체지방이 생각보다 많았다. 최근 선수들을 보면 가벼운 몸상태로 빠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들이 많다. 스스로 내 몸을 봤을 때 그렇지 않았다. 1군 스프링캠프가 처음이라 기대도 되고 잘 준비하고 싶어서 비시즌 때 욕심을 냈다"고 밝혔다.

 

임규빈은 "대학교 1학년(2010) 때 어깨 수술을 했다"며 자신의 재활 스토리를 담담하게 꺼냈다. 임규빈은 "대학교 4년 내내 정상 컨디션이었던 적이 별로 없었다. 히어로즈에서 운 좋게 지명을 해줬다. 프로에 들어와서도 계속 아팠다. 2015년에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인대 수술을 하고 공익 근무를 하다가 방출을 겪었다. 그래도 구단에서 몸 잘 만들고 있으라고 하셔서 공익 근무 때도 긴장 풀지 않고 퇴근 후 밤 10~11시까지 운동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었다. 2017년 말에 제대 후 테스트를 보고 다시 입단했다"고 그간의 역경을 풀어놨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왔다. 임규빈은 "2018년부터 계속 2군에 있어서 안산()에서 고양(구장)까지 매일 출근할 때 고척돔을 지났다. 나도 언젠가 저기서 던져볼 수 있을까 했는데 데뷔의 꿈이 이뤄져서 기뻤다. 9월에 1군에 처음 올라가서 그동안 준비해 온 걸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1경기 밖에 던지지 못했다. 그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올해는 더 많은 경기에 나가서 나에 대한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 가오슝이 그에게는 약속의 땅이다. 동료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누며 차츰 성장해나가고 있다. 임규빈은 "원래 낯을 가리는 성격인데 룸메이트 ()덕길이 형이 정말 잘 챙겨준다. 2군에 있을 때도 덕길이 형, ()재영이 형이 항상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2군에서 잠깐 ()병호 선배랑 같이 있었던 적이 있는데 9월에 콜업됐을 때 굉장히 반가워 해주고 돌아다니면서 나를 소개시켜줘 정말 고마웠다. 팀 선배들이 다 그렇게 잘 대해준다"며 동료애를 드러냈다.

 

임규빈은 "지금도 내 강점은 역시 직구다. 빠른 편은 아니다. 140km 초반대가 나오지만 타자들의 타이밍이 늦더라. 제구가 잘 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아픈 곳이 없다. 지난해 9월에 처음 1군에 올라갔는데 올해는 9월보다 빨리 팀의 부름을 받아 보탬이 되고 싶다. 지금까지는 1군 타자들을 TV로만 많이 봤다. 올해 많은 경기를 뛰면서 경험을 쌓아보고 싶다"고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글 : 스포티비뉴스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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