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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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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in 대만] ‘동백꽃 투수’ 김동준 “포기? 내겐 야구뿐입니다”

2020.03.04

(사진 설명 : 투수 김동준이 29일 퉁이라이온스와의 경기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힘들었던 그 시간이 결코 헛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포기요? 저에겐 야구뿐이었습니다

 

입단 후 2시즌 동안 1군 데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리고 3년 차에 등록 선수에서 신고 선수로 신분이 바뀌었다. 스프링캠프 1, 2군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매서운 찬 바람을 맞으며 쉼 없이 던졌다. 그렇게 추운 겨울에만 핀다는 동백꽃처럼 앞만 보고 달려온 투수, 바로 키움 김동준(28)의 이야기다.

 

김동준은 20129라운드, 전체 79번으로 키움(당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기대 속에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지만, 생각처럼 구속이 올라오지 않았다. 그렇게 1군 데뷔는 미뤄졌고, 입단 후 2시즌 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동준은 “3년 차 당시에 2군 캠프 명단에서 제외되고, 신고 선수로 신분이 바뀌었다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국내에 남아 공을 계속 던졌다. 김동준은 당시 류영수 코치님을 만났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나만 따라오라고 하셨다. 그래서 미친 듯이 던졌다라며 그 겨울에 구속이 7가 올라오더라고 전했다.

 

구속이 올라오자 1군 데뷔 기회가 왔다. 2014시즌 5경기에 등판해 6이닝을 소화했다. 작은 희망의 빛을 찾은 김동준은 2015시즌 22경기 등판, 선발로 5경기 등판하는 등 이전보다 더 많이 기회를 얻으면서 꿈에 그리던 프로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맞았다. 데뷔 4년 만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김동준은 2015시즌을 마치고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했고, 많은 공을 던지면 실전 감각을 쌓았다. 그렇게 고난의 6년을 보낸 김동준은 2018시즌부터 불펜과 선발을 오가는 전천후 투수로 키움 투수진에 기여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33경기에 등판해 832홀드의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시즌 중반 오른손 척골 골절 진단을 받기 전까지 연일 호투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동준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스스로 말도 안 되는 경험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이 절대 헛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던졌고, 시간이 흐르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 설명 : 투수 김동준이 등청호야구장에서 힘찬 피칭을을 하고 있다)


김동준은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제5선발 자리를 두고 한현희(사이드암)-신재영(좌완)과 경쟁하고 있다. 김동준은 사실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에도 5선발 경쟁을 했었고, 시즌을 시작할 때 롱릴리프 역할을 맡았다라며 나는 잘했던 선수가 아니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내 실력이 안 되는데 선발 자리를 차지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 이 시간이 소중하다. 내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고, 팀에 기여할 수 있는지만 생각한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동준의 가오슝 훈련 목표는 바로 투구폼이다. 그는 새 시즌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지난 시즌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라며 올 시즌에는 변화구를 다양하게 던지면, 모든 구종을 똑같은 폼으로 던지려고 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준은 직구와 포크, 그리고 슬라이더와 커브를 구사한다. 다만 지난 시즌 커브와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이 높다 보니 직구와 포크볼 위주로 던졌다. 단조로움을 막기 위해 커브와 슬라이더의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동준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우승이라는 것을 정말 하고 싶더라. 팀 우승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해서는 내가 잘해야 한다. 실력이 있어야 보직도 생긴다라며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지금도 한 계단씩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한다. 그래서 더 꾸준히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글 : 스포츠월드 권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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