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같은 자리에서 팬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39경기 무패, 평균자책점은 0.70, 홀드는 무려 22개. 키움 히어로즈의 선수들이 종종 하는 말이 있다. 불펜 투수들이 너무 잘 막아줬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올해 키움의 불펜진은 최고다. 키움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3.07로 KBO리그 10개 구단 중 당당히 1위다. 선발진도 탄탄한데 불펜마저 안정적이니 타격이 조금 떨어져도 승률이 높다. 김태훈, 이승호, 문성현 등 여러 이름이 떠오르지만 그중 최고는 김재웅(24)이다. 그의 올 시즌 페이스는 역대급이다.
키움 히어로즈 이명종(20)이 1군 데뷔 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22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56순위) 지명을 받은 이명종은 4월 15일 1군에 처음으로 등록됐지만 1경기만 던지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지난달 9일에 다시 1군으로 올라와 계속해서 불펜투수로 나가고 있다. 이명종은 올 시즌 8경기(9⅓이닝)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96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중이다. 8경기에 등판해 단 한 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구속보다 제구력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정찬헌(32)이 완벽한 피칭으로 승리를 거뒀다. 정찬헌은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5승을 수확했다. 최고구속 142km 패스트볼은 정확하게 제구가 됐고, 커브와 포크, 투심,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해 한화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1회 1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어간 뒤 호투를 이어간 정찬헌이다.
투수가 던진 공은 물리적으로 떠오를 수 없다. 중력의 영향 때문에 포물선을 그리며 포수 미트로 향한다. 그런데 공이 일반적인 궤적보다 덜 떨어지면 타자는 '공이 떠오른다'는 느낌을 받는다. 흔히 말하는 '라이징 패스트볼(rising fastball)'은 타자가 느끼는 착각이다. 투수의 수직 무브먼트(vertical movement) 값이 클수록 '라이징 패스트볼'에 가까운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직 무브먼트가 좋은 공은 곡선이 아닌 직선에 가깝게 날아간다. 왼손 투수 김재웅(24·키움 히어로즈)은 KBO리그 투수 중 수직 무브먼트가 가장 뛰어나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김재웅의 직구 수직 무브먼트는 36.9㎝(6월 28일 기준)로 최소 3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투수 중 1위다.
"직구를 치겠다는 생각만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키움 내야수 전병우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IA와 홈 경기에 9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3 대 4로 뒤진 8회말 2타점 적시타를 때려 팀의 5 대 4 역전승을 이끌었다. 3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유일한 안타가 역전 결승타가 됐다. 전병우는 경기 후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마음이 쓰였다"면서 "중요한 상황에서 안타를 때려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1일 열린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 4-4로 팽팽하게 맞선 9회 초 2사 1·2루에서 키움 히어로즈의 해결사는 이정후(24)였다. 그는 두산 불펜 김강률의 2구째 시속 146㎞ 직구를 공략, 결승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2루에 도달한 이정후는 1만2422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포효했다. 팀은 WC 2차전 패배로 시리즈 탈락했지만, WC 1차전은 이정후 야구 인생에서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 이정후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강한 타자다. 6월 30일 기준으로 타율 0.349(284타수 99안타)를 기록, 이대호(롯데 자이언츠·0.351)와 타격 1·2위를 다투고 있다.
“인생 처음으로 포크볼을 던져봤다.” 지난 29일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의 KIA전 투구 분석표에는 새 구종이 추가됐다. 포크볼 2개다. 전형적인 강속구형 투수인 그는 그간 주 무기인 포심 패스트볼의 구위를 기반으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의 브레이킹 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아왔다. 포크볼을 던지는 건 아마추어와 프로를 통틀어도 전례가 없었다. 안우진은 “포크볼은 공이 홈플레이트로 떨어져도 타자들이 스윙을 하더라. 내가 던지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타력이 있는 좌타자를 상대로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 시도해보면 어떨까 생각하며 경기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키움 히어로즈 이지영이 다시 손맛을 보기까지 걸린 기간은 1191일이다. 이지영은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서 홈런포를 가동했다. 2-0으로 앞선 4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지영은 KIA 선발 한승혁의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비거리 115m짜리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외야 펜스 앞에 서있던 관중이 공을 잡았지만,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거쳐 홈런을 인정했다.
키움 ‘안방마님’ 이지영(36)에게 2022년은 특별하다. 오롯이 주전 포수가 됐다. 팀에 없으면 안 되는 선수다. 길게 본다. 가장 오래 현역으로 뛰는 포수가 되고 싶은 꿈이 있다. 안 될 이유가 없다. 2021년까지 키움은 포수 2인 체제였다. 이지영과 박동원이 번갈아 마스크를 썼다. 올 시즌도 초반은 그랬다. 그러나 4월25일 박동원이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갔다. 이지영이 ‘원톱’ 포수가 됐다. 2015~2017년 삼성 시절 이후 처음이다. 능력이나 경험은 확실하다. 삼성 왕조 시절을 함께했다. 팀 방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출전 기회를 나눴을 뿐이다. 당장 수치가 확 달라졌다. 지난해 포수로 505이닝을 먹었다. 2019~2021 3년간 평균 516이닝 정도 소화했다. 올 시즌은 이미 497.2이닝이다. 시즌 절반이 갓 넘었는데 작년만큼 뛰었다.
타고난 재능에 노력까지 뒷받침이 되고 있다. 매년 성장을 거듭하면서 '꿈의 구속'으로 불리는 시속 160km도 찍었다. 이제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힘차게 달려간다. 안우진은 지난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60km를 마크했다. 삼성의 트랙맨으로 측정된 구속은 159.3km, 키움 전력분석팀은 159km에 '육박', KBO 기준으로는 155km를 기록했다. 다소 편차는 있지만, 159~160km에 이르는 공을 97구째에 찍었다는 점은 보는 이들로부터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