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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에게 자기 관리는 필수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모든 것을 참고 살 수는 없다. 특히 적지 않은 선수들이 경기 후 숙소에 들어가 야식을 즐긴다. 그런데 이마저도 참는 선수들이 있다. 키움 김혜성(23)도 그런 선수 중 하나다. ‘철강왕’ 소리를 듣는 원동력이 여기 있다. 그리고 선배 김하성(27·샌디에이고)이 소환됐다. 김혜성은 올 시즌 73경기서 타율 0.293, 2홈런 29타점 48득점 28도루, 출루율 0.365, 장타율 0.366, OPS 0.731을 만들고 있다. 득점권 타율도 0.329로 높다. 압도적인 도루 1위이며, 득점은 2위다. 수비도 강력하다. 리그 최고로 꼽히는 2루수로 군림하고 있다.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는 올해도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23일 KBO리그 타격 1위로 올라선 데 이어 홈런까지 펑펑 쏘아 올리고 있다. 27일 기준으로 13개를 터트려 2020년 달성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15개)을 가뿐하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유독 전년 대비 떨어진 기록이 하나 있다. 바로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을 의미하는 BABIP(Batting Averages on Balls In Play)다. 이정후의 올해 정규시즌 BABIP는 0.335이다. 개막 후 5월까지만 하더라도 BABIP가 0.311에 그쳤다. 6월에 수치를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데뷔 첫 타격왕을 차지한 지난해(0.373)보다 4푼 가까이 낮다. 올 시즌 리그 평균 BABIP가 0.316(규정타석 기준)에서 0.317로 소폭 상승했다는 걸 고려하면 이정후의 흐름은 '역행'에 가깝다.
키움이 방망이의 힘을 앞세워 롯데를 잡았다. 경기 후반 균형추를 한 방에 자신 쪽으로 당겼다. 주간 6경기에서 5승 1패다. 타선이 힘을 낸 부분이 눈에 띈다. ‘이상하게 잘 친다’는 말이 나온다. 되는 이유가 있다. 키움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송성문의 결승포, 이정후의 쐐기포 등을 통해 9-4의 완승을 거뒀다. 주말 3연전 2승 1패 위닝시리즈다. 장단 17안타를 퍼부었다. 올 시즌 팀 한 경기 최다 안타. 선발전원안타도 쳤다. 전날에는 13점을 일궈냈다. 24일 롯데전에서 단 1점에 그치기는 했으나 주중에 삼성을 만나서는 4점-6점-6점을 내면서 스윕에 성공했다. 6경기 합계 39점. 경기당 평균 6.5점이다. 지난주 팀 득점 순위 3위다.
리그 최고의 도루왕이 이제 철강왕의 길도 함께 걷는다. 어느덧 329경기 째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혜성은 지난 2020년 6월 10일 대구 삼성전부터 329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키움 관계자에 의하면 선수 본인도 연속 출장 기록에 대해서 확실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300경기 이상 연속경기 출장을 진행 중인 선수는 김혜성과 KT 외야수 배정대(366경기) 뿐이다. 그만큼 김혜성은 아프지 않고 꾸준하고 성실하게 그라운드를 밟고 있다는 의미다. 화려한 조명을 받지는 못했다. 묵묵히 그라운드에 나서면서 자신의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름의 기(氣)가 좋지 않습니까, 하하." 과거 KBO리그에는 두 명의 '이병규'가 함께 활약한 적이 있었다. 먼저 1974년생 '적토마' 이병규. 장충고와 단국대를 나온 이병규는 1997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뒤 프로야구 역사상 손꼽히는 타격 능력을 앞세워 한국을 대표하는 외야수로 자리매김했다. 해외 진출 시기였던 2007~2009년을 제외하고, 이병규는 LG에서만 2016년까지 뛰면서 KBO리그 통산 1741경기 타율 0.311 161홈런 972타점 992득점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또, 다수의 국제대회에서도 중심타자를 맡아 한국야구를 빛냈다.
"사이클링히트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7차전 원정 맞대결에 중견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6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13-5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24일) 200호 2루타를 기록하며 '국민타자' 이승엽이 보유하고 있던 최연소, 최소경기 기록을 경신한 이정후의 방망이는 식을 줄을 몰랐다. 홈런이 빠진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며 물오른 타격감을 연신 뽐냈다.
2군으로 내려간 뒤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콜업 움직임은 없다. '제2의 파이어볼러' 장재영(20·키움 히어로즈)에겐 아직 준비의 기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장재영은 아직 1군 콜업 시점을 잡지 않았다. 2군으로 내려보내면서 준 미션을 소화하고 있고, 조금 더 많은 공을 던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홍 감독과 대화는 전날 뛰어난 강속구를 뿌린 안우진 이야기로 시작됐다. 안우진은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전광판 기준으로 시속 160㎞의 직구를 뿌렸다. KBO 공인 기록(155㎞)은 아니었지만,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구위였다.
키움 이정후의 ‘최연소⋅최소’ 기록 행진은 2루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완성형 타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후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리고 8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면서 통산 200번째 2루타를 기록했다. 725경기 만 23세 10개월 4일 만에 200개의 2루타를 기록한 이정후는 이 부문 최소경기, 최연소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종전 이승엽의 758경기, 만 24세 7개월 25일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키움 히어로즈 우완투수 안우진(23)은 2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5-0으로 앞선 8회말 1사 1·3루에서 김현준에게 던진 2구째 직구가 시속 160㎞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2018년 프로로 데뷔한 안우진은 해를 거듭할수록 묵직한 공을 뿌리면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올 시즌 초반부터 150㎞대 중후반의 강속구를 뽐내더니 이날 마침내 160㎞까지 찍으면서 KBO리그 대표 파이어볼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비록 전광판 기준이라 KBO 공식 기록(155㎞)으로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4·키움)가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다. 그 누구도 이정후를 대체할 수 없을 만큼 실력이 뛰어나고 동료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만큼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크다. 데뷔 첫해부터 박병호(현 KT), 김하성(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선배들을 보면서 많은 걸 배웠다. 어느덧 젊은 선수들의 롤모델이 된 그는 말보다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고 있다. 이정후는 "옛날 넥벤저스의 명성을 이끈 선배님들은 이제 안 계시지만 선배님들의 명성을 이어 또 다른 영웅이 나오면 된다.